느끼는 몸의 연대
한국 사회에서 체력이 좋다는 것은 잘 버틴다는 말이다.
느낌 그 자체 혹은 느낌의 표현을 억누르고 부정하는 건 가장 미묘하고 무서운 방식의 억압과 폭력의 방식이다.
보이는 몸과 기능하는 몸 이전부터 형성된 더 근원적이고 동물적인 몸이 있다. 바로 느끼는 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뭐가 위험한지 이로운지 즐거운지 고통스러운지 알려주는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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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몸의 감각들로 공간과 접촉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비언어적인 소통으로 한번 공간을 같이 탐색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탐색하는 사람이 원하는 속도로 아니면 나한테 무게를 줄 수 있는 편안한 속도로 계속해서 같이 동행하는 사람에게
무게를 내어주면서 지지받는 느낌을 허락하실 수 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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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양수에서 나와서 중력을 처음 느낄 때는 정말 속수무책으로 이렇게 바닥에서 허우적대다가
두 발로 딛고 중력과 관계 맺는 연습을 저희가 하기 시작합니다. 별 생각 없이 별 느낌 없이 걷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 균형이 무너질 때 좀 많이 흔들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부분도 잡지 않고 흔들거리는 걸 그대로 허용하면서 필요하다면 서로가 연결된 상태에서
더 역동적으로 균형을 한번 탐색할 수 있는지 하나의 아레나를 우리가 크게 만들고 거기 안에서 한 번 균형을 잡는 시간을 좀 가져보도록 하거든요.
내 발의 감각부터 날아오는 공 그리고 공을 잡는 손까지 다 연결되어서 계속 힘을 쓰면서 또 받고 어떻게 하면 나를 소진시키지 않으면서
이 사람도 소진시키지 않으면서 각각의 관절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압력을 분산시키는지 아주 천천히
이 사람이 자기 몸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시고 나도 내 몸의 어떤 움직임이나 상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시면서 몸을 이제 계속 새롭게 짜는 거죠.
05:18
나를 파괴하고 소진시키는 혼동 말고 나의 어떤 관성이나 구조를 으깨주는 식의 혼돈.
피구의 어떤 성격이나 요소가 사람들을 양분화 시킬까 이런 걸 좀 고민해 봤어요.
이 공에 꼬리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설계고요
죽은 사람이 끝나는 게 아니라 끈과 막대기를 들고 소신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산 사람을 보호해 줄 수 있어요.
공의 재질부터 어떠한 역할의 추가나 변형까지 판도를 뒤집는 규칙들을 넣었을 때 어떻게 판이 바뀌는지 한번
06:44
몸을 펼치고 들리고 돌리고 휘두르는 것이 얼마만인지 평소에는 무겁게만 느껴지는 몸이 이렇게 점프하는 순간을 즐거워했다. 새삼 느꼈다.
06:56
처음 공을 던지며 서로 이름을 부를 때까지만 해도 어떤 사람일지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몰랐는데
정적인 방식에서 동적인 방식으로 호흡을 맞추고 중심에 기대어 주고 무너지듯 터지는 웃음 속에서
그 사람을 다 아는 것만 같은 느낌. 이미 내 삶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
이런 만남과 공동체를 계속 만나고 싶다. 몸을 허가한다!
07:28
타인의 시선이 들어올 자리가 없는 즐거움 방어 기제를 내려놓은 기분 좋은 안정감을 이렇게 삶을 따스하게 감싸 안고
품어주는 느낌들을 몸으로 나눌 수 있는 동료 이웃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
환갑 때도 해볼까 봐.
좋아요.
노년을 위한 시작이
08:06
몸은 요즘 나를 싣고 다닌다 일터에서 집으로 약속 장소로 나는 차가 고장 나지 않도록 정비하듯 몸을 관리했다.
고장 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켜고 달리고 부르고 소리 지르고 당기고 매달리고 웃고 싶었다. 그건 다 몸이 하는 일이었다.
오늘 그런 일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