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베셀 반 데어 콜크, <몸은 기억한다>


현대 신경과학에서 가장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 중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 몸에 뿌리내리고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신체 감각을 느끼고 해석하지 못하면 자기자신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즉 우리는 그 감각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서 안전한 방향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 감각이 둔화되면(혹은 보상해 줄 감각을 찾아 헤매는 상태가 되면) 삶을 조금 더 쉽게 견딜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자신의 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온전하게, 감각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느낌까지 잃는다.


(감정 인지 불능증은) 자신의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전문 용어다. 이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몸이 어딘가 불편하다고 느끼지만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환자 자신은 애매하면서도 괴로운 여러 가지 신체 문제를 겪지만 의사는 아무런 진단도 내릴 수 없다. 몸의 일상적인 요구를 조용히 의식해 개입하고 반응하지 못하는 감각 상실 상태가 되면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중략) 몸이 원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몸을 돌볼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