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오디세이학교 4기 청소년 파쿠르 수업

6월 25 업데이트됨


2018년 하자 오디세이학교 4기 2학기 정기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오디세이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갭이어(자유학기제)학교입니다.

논의중인 하자 오디세이학교 4기 죽돌들

한 학기 내내 18명의 죽돌들이 변화의 월담과 함께한 수업은 죽돌들과 나눈 논의를 바탕으로 매번 수업계획을 변경 해 가면서, 치열하게 진행 되었기에 그만큼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한편, 공교육에 처음으로 파쿠르 및 임바디먼트 교육을 들여온 만큼 2018년 한 해는 어떤 것을 나눌 수 있고, 서로 어떤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실험한 장이기도 했습니다.


기존 공교육의 장에서 진행되는 체육수업은 구기종목 중심이거나, 기존의 경쟁적인 스포츠에 잘 적응한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합니다. 오디세이 하자에서의 움직임 교육 수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이러한 경향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가 월담의 가장 큰 '아젠다'였습니다. 수업을 정리하면서 반복적으로 회자되었던 몇가지 이슈들은 크게 다섯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이슈는 ‘젠더’입니다. 영유아기부터 같은 연령임에도 젠더에 따라 같은 행위에 공유되는 경험은 다를뿐아니라 청소년일수록 그 상황이 극대화 되는 경향이 큽니다. 1학기 수업 초반에 무심코 남녀 그룹으로 나누어 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수업에 참여하는 죽돌이 이 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왜 젠더로 그룹을 나누었을까?', '이는 정당한 기준일까?'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되고, 다양한 그룹 나누기에 대한 실험이 동반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이슈는 ‘경쟁’입니다. 파쿠르는 '비경쟁주의'를 대표적 철학으로 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왜 여전히 경쟁하게 될까? 남학생들보다 '나는 이정도 밖에 못하겠지.' 라고 내 한계만을 확인하고 무기력해 지며, '경쟁의 틀'이 없다고 '경쟁 심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1등을 가리지 않아도 동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 부터 경쟁 심리의 시작일 수 있고, 우리는 그 '시선'만으로도 누군가의 움직임을 억압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슈는 ‘안전지대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서로의 움직임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고 지지하며 응원해줄 수 있는 타인이 2명만 있어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청소년기에 이성의 시선을 의식하고 움직이는 경향을 무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번의 수업에서 여성 파쿠르와 남성 파쿠르를 나누는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장을 열지 말지 논의하는 장에서는 '그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의견과 '어차피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면 섞이게 될 건데 그나마 안전한 장인 교실에서 부딪히고 극복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공존했습니다.


네 번째 연결 가능한 지점은 ‘소통’이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머리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맞대고 상호 작용하는 활동을 하다 보니 파트너와 제대로 상호작용을 하려면 얼마만큼 '거리'가 필요하고 어떤 두려움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몸 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눌 때 역시 상대와의 거리를 잘 유지하는 것, 상대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살피고 나의 움직임과 시선을 맞추어 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밸런싱(균형잡기) 수업

다섯 번째는 ‘균형’입니다. 경쟁에 대한 논의는 '불안'에 대한 논의로까지 이어졌고 이를 몸으로 직접 체험한 활동이 균형(Balancing)이었습니다. 아시바(철물구조물)에서 그냥 걸어가는 식으로 균형을 잡을 때, 몸은 너무도 당연하게 굉장히 불안해집니다. 몸 전체가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흔들리는 가운데 수백번의 순간에서 균형을 잡는 경험을 하게되는 다. 최근 '워라벨'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균형'하면 저울과 같이 완벽하고 정적인 균형상태를 생각하지만, 실제 몸으로 균형을 체험해보면 끊임없이 불안한 과정에서도 내 몸을 인지하고 그 흔들림의 과정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여섯번째는 '내적 권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유독 몸과 관련된 돌봄, 혹은 강화에 대해서는 몇 년간 이 스포츠를 해 온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의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죽돌들은 자기 몸이 자기에게 하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 게 되었습니다. 특정 활동이 너무 아프고 스스로에게 불편한데 전문가가 하라고 하니 계속해서 하다가 병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내 몸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내 생활 습관 중 어떤 것 때문에 불편함이 생긴 건지 귀 기울이는 경험을 수업을 통해 연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에 환영받는 존재도 아니고 어른의 공간에 들어가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너무나도 부족한 놀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 죽돌들에게 파쿠르는 일상에 놀이 공간을 만들고 작은 구조물로 놀이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다가갔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일상 구조물을 쓰다 보니 벤치에 올라가 점프를 하기도, 손잡이를 넘기도하는데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강사와 죽돌들이 서로 배우고 성장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죽돌들과 함께할 2019년 오디세이 하자 정기교육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집니다.


"몸을 나보다는 남에게 보여지는 것, 마네킹 처럼 생각했는데 여러 방법으로 움직이는 게 몸이라고 느꼈다. 내 몸의 주인은 나라고 느꼈고 내 몸을 느끼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청소년 정규 교육 중 오디세이학교-하자센터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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