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지대 광진구] 몸이 깨어나오다

3월 13일 업데이트됨



추석 연휴 뒤에는 반드시 몸을 살려야 겠다는 청년들을 위해 무중력지대 광진구와 온라인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4주간을 함께한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2020.8.24 ~9.14 매주 월요일 저녁 7:00~8:50 (총4회)


[1회차] 중력에 굴복하지 않는 연습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하루의 삶에서 가장 큰 고비다. 일어나는 순간에 목이나 허리가 경직되어 버리면 하루 종일의 컨디션과 몸의 경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아프고, 목이 아픈데 이 아픔은 사실 중력이 없으면 없을 것이라는 당연하지만 놀랍고 소름끼치는 사실!


평소 나는 중력에 굴복하는 쭈구리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겨낼 생각도 잘 하지 않았다. 근데 오늘 나의 몸은 충분히 굴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고 일어나는(누웠다가 일어나는) 동작 말고도 운전할 때, 걸을 때, 앉아있을 때 중력에 굴복하지 않고 도리어 뻗어나가는, 혹은 몸과 연결되어 고통을 불러올 자세를 분산시킬 방법이 있을까? 앞으로도 탐색해보고 싶다.


중력을 항상 받고 있는 몸이지만 이것을 망각할 때가 종종 있다. 앉는 시간이 늘어날 때, 사람들을 대할 때, 누워있을 때, 밥 먹을 때가 대표적인 것 같다. 계속 속이 더부룩하고 좋지 않은 날들이 지속되었는데 오늘 앉았다 일어났다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몸이 아코디언처럼 접어지고 펼쳐지고 하면서 몸 안의 장기가 좀 마사지가 되는 느낌이 든다. 몸이 불편하거나 아프면 오늘 팔 벌리고 서기 연습할 때처럼 몸을 수축시키는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확장시키려는 연습을 계속 해야 겠다. 물론 호흡과 함께 가야 너무 머리가 몸을 명령하듯이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바닥에 있을 때 쳐져 있는게 아니라 몸의 나선형 구조를 찾아가면서 여기저기 구를 수 있는 시간을 좀 가지면 좋겠다. 더불어 몸이 편히 움직일 수 있게 방정리도 잘 하게 될 것 같은 ㅎㅎ



[2회차] 흔들리는 균형을 잡는 연습


두 발을 바닥에 뿌리내리고 골반을 돌릴 때 발바닥에서 발바닥으로 무게가 이동하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간 허리 돌리기나 골반돌리기를 수도없이 해왔지만 발의 감각이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균형을 몸으로 경험하고, 균형이라는 것은 매 순간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축을 찾아가는 것 이라는걸 처음 들었을 때 안도하고 공감 했던 기억이 난다. 온 몸이 균형을 잡는 본인이자 흔들림을 보내는 통로임은 경험을 반복할수록 알아가는 것 같다.


균형을 맞추려고 시도할 때 한쪽 발 안에서도 수도없이 균형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발의 안쪽 날과 바깥 날, 엄지와 뒤꿈치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했다.진동이 심해질 때는 무릎을 낮춰서 안정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팔을 움직이는 동작을 할때는 기분이 가장 좋다. 몸에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이 몸 전체에 가장 자연스럽게 리듬이 생기는 느낌이 든다. 골반을 움직이는 젠틀한 느낌도 좋다. 양 팔을 모아 몸전체에 반동을 주면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자세가 가장 어려웠고 또 자주 해보고 익숙해져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러 자세를 하면서 약간 배와 가까운 허리부분에 통증을 느꼈다. 오늘은 술을 사먹어야지 생각했는데 몸 움직이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약간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인간의 본성에서 좀 먼거 같은 것들을 하면서 살다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굳어있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자연스러움에서 조금 많이 흩어져 있는 느낌이다. 자연스러워야 몸과 마음이 평안할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는 탐험이었다. 여러 가지 동작들, 발부터 올라오는 움직임을 해보면서, 몸의 상태를 살필 수 있었다. 무릎의 긴장, 어깨의 긴장, 목뼈 와 승모 쪽의 타이트함, 피로함 말랑말랑하지 않은 몸의 구석구석을 보면 볼수록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을 말해주는 것 같다. 조금씩이라도 찾아서 움직여주고, 균형을 잡아보고 그 균형을 잡아서 움직여주고, 놀아보고 했던 활동들이 반가웠다. 손발을 다 써서 움직이는 동작은 쉽지 않았지만, 숲이나 정글에서 살았으면....생존이 쉽지 않았겠다 싶을 정도로 둔둔하게 삐걱거려서 네발 동물에 관한 생각들과 함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3회차] 깨어있는 일상을 사는 연습


몸이 깨어있다는 것에 대한 환상. 활기 넘치고 정신이 또렷하고, 날아갈듯 가벼운 몸을 상상했다. 내가 생각하는 좋고 훌륭한 몸? 하지만 깨어있다는 건 흐릿한 세상을 안경을 쓰고 또렷하게 보는 것과 같다는 걸 오늘 교육을 통해 느꼈다. 휴식과 회복이라는 이름으로 늘어져 있으면서 동시에 경직되고 무기력해지는 몸을 다시 봤다. 왜 쉬어도 쉬어도 힘들지라는 생각에 우울했었는데. 많은 문제들에 자주 깨어있고 싶지 않다. 고통스러울지언정 익숙한 것이 안정이라고 인식하는 관성은 몸을 대할때도 똑같게 작용한다. 변화는 힘들다. 사회에서 변화하기 위해 드는 품과 인내를 감당할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울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동기이다. 몸이 아플 때, 감정이 화가 나고 슬퍼서 또 몸이 아플 때, 이정도는 참을만 해, 하고 ‘존나 버티는’ 일상이 나를 우울하게 하고 답 없게 한다. 그런 상태가 지긋지긋하다. 몸에 솔직해지면 마음에도 솔직해진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몸을 중에 둔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용기를 내고 싶다.



[4회차] 활력을 자가생산하는 연습


코로나며, 중력이며 모든 무게가 나에게로 향한듯이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으며 확장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내가 느낀것이 리조님이 말씀하신 확장과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중력을 뛰어넘어 나란 사람, 나란 인간이 설 수 있는 공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된 것은 확실하다.


체크인을 할 때 가슴 앞 쪽이 경직되어 있다고 말을 했는데 그 부분이 훨씬 유연해진 것을 느낀다. 몸이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왜 이제야 배우는거지. 너무 당연한 거였는데 하는 생각이 수업 내내 계속 들었다. 몸이 기계가 아니라는 걸 배우니까 무한한 움직임의 재미와 가능성이 다가왔다. 팔꿈치를 흔들면서 돌릴 때 손목이 늘렁늘렁?해지는 걸 느꼈다. 요즘 손목이 뻣뻣하고 불편하고 소리가 많이 났다. 손목이 아프다고 하면 주변에서 사람 몸은 소모품이라고 아껴야 한다고 조언을 많이 한다. 그래서 늘렁늘렁 한 느낌이 두렵기도 했다. 손목이 막 늘어나버리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손목이 내 다른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의식하면서 더 힘을 빼려고 해봤다. 지금 타이핑을 하는 손목의 느낌은 매우 가볍고 개운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회차였습니다. 몸의 움직임으로 접근할 때 세상이 신기하게 보인다는 말이 굉장히 공감되고 인상 깊었습니다. 또 “오늘 조깅 5km 뛰어야지.”라는 뭔가 경직된 운동을 하지말고,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앞 툭툭뒤 춤을 춰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회 1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