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서울대저널> 기울어진 운동장을 뛰어가다


움직임을 재정의하는 ‘변화의월담’

  변화의월담은 몸과 관계 맺는 방식을 탐구하며 ‘신체-정서-사회적 몸의 발달과 치유’를 추구하는 교육 단체다. 변화의월담 활동가 리조 씨는 파쿠르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일상의 규칙을 비트는 파쿠르

  파쿠르는 맨몸으로 벽, 벤치 등 주변 지형물을 활용해 이동하는 스포츠다. 변화의월담의 교육 프로그램은 파쿠르, 레슬링, 즉흥춤 등 다양한 재료로 몸을 만나게 한다. 특정한 몸의 상과 기술의 체득보다 몸의 감각을 깨우는 것이 교육 목표다. 그중 파쿠르는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새롭게 맺는 경험을 제공한다. 변화의월담에서는 시니어 여성, 교사, 아동 등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파쿠르 교육을 진행했다. 

  파쿠르를 접한 뒤 리조 씨에겐 도시라는 공간이 이전과 다르게 다가왔다. “‘이렇게 쓰지 마시오’라는 일상의 규칙을 비틀며 주위 환경에 대한 상상력이 깨어났다. 도시와 새롭게 관계 맺으며 활력이 생겼다. 누구나 이 경험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파쿠르를 시민교육으로 풀게 됐다.”

  리조 씨는 파쿠르를 “주변 환경과 접촉하고 지지받는 경험”으로 풀어낸다. “사물에 발을 딛고 몸이 살짝 떴을 때 벽을 짚는다. 사물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움직임이 원활해진다. 주변 환경과 신뢰를 형성했을 때 오는 지지감과 자유로움이 있다. 누구나 다른 맥락의 몸을 가졌기 때문에, 사물과도 각자의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움직인다. 잘 하고 못 하고가 없다.” 참여자들은 주변 환경과 새롭게 관계맺으며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활력을 경험했다는 분도 있다. 몸의 기억을 다시 꺼내면서 경험의 기록물인 몸을 느끼는 거다.”


담을 넘어 몸과 화해하기

  변화의월담은 움직임을 “몸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라 정의한다. 리조 씨는 사회가 움직임을 통제할 것을 사람들에게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성공한다’는 사회에선 몸이 못 버티겠다는 신호를 보내도 앉아 있어야만 한다. 여성에게 부과되는 ‘예쁘고 조신해야 한다’는 행동 규범은 여성들에게서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할 기회를 앗아간다. 변화의월담은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몸과 쌓아 놓은 ‘담’을 넘고자 한다. 

  리조 씨는 모두의 몸은 다르기 때문에 담을 넘는 방식도 제각각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몸의 존재를 인지하고 차이를 받아들여야만 몸과 화해할 수 있다. 리조 씨는 그러기 위해선 “나에 대한 질책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건 평생의 여정이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하는 동료가 있다는 걸 나누고 싶다.”

  “에너지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변화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오는 게 중요하다. 힘들면 속도를 늦춰도 좋다. 느리게 그 경험을 곱씹으면 된다. 지금 내 몸의 경험은 타인의 경험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차이를 관찰하고, 합을 맞추고, 상호 지지하며 얻는 배움의 재미가 있다. 그런 재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몸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몸의 다양성과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걸 가능케 하는 건 무조건 사람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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