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ology]놀이에도 이론이 있다 (6) - 스키너, 반두라의 이론을 포함한 세 가지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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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놀이를 왜 하는지,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 세 가지 접근법을 다룹니다. 스키너, 반두라의 이론을 포함하여 각성조절 이론, 사회학습적 접근, 상위인지적 접근이 각각 놀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개인에게 놀이의 역할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요소들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놀이에 대한 접근법으로는 각성조절 이론, 사회학습적 접근, 상위인지적 접근에 따른 상위의사소통이론, 각본이론, 수행이론이 있습니다.  


1. 각성조절 이론

각성조절이론은 버라인(Berlyne,1960)이 제안하고 엘리스(Ellis, 1973)가 수정한 이론으로, 놀이와 자극의 관계를 조명합니다. 놀이를 통해서 자극을 올리기도 하고, 완화하기도 하면서 가장 적정한 자극상태를 찾아간다고 말합니다. 


Daniel Berlyne(1924 - 1976, 캐나다의 심리학자)


버라인은 놀이를 ‘자극감소활동’ 으로 보았습니다. 각성이 높은 상태에 있을 때 놀이활동을 통해 자극을 낮추고 안정적인 자극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엘리스는 놀이를 ‘자극추구활동’으로 보았습니다. 낮은 수준의 각성으로 자극 생산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놀이를 하면서 자극의 다양성을 창출하여 최적의 각성 수준 즉 자극이 너무 과도하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상태를 만듭니다. 이렇게 각성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 시키려는 욕구는 중추신경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추신경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놀이를 합니다.
 


2. 사회학습적 접근

놀이의 사회학습적 접근은 놀이를 통해 사회나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고 행동을 학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관련학자로는 심리학자인 스키너 B.F.Skinner(1974)와 반두라 Alvert Bandura(1977)가 있습니다.


Burrhus Frederic Skinner (1904 – 1990)


스키너 (B.F.Skinner, 1974)는 심리학적 행동주의자로서, 내적인 동기나 욕구보다는 눈으로 관찰 가능한 인간행동에 초점을 두는 과학적 접근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는 놀이를 하는 등의 인간 행위가 특정 자극에 의해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다른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직접 그 행동을 했을 때 어떤 보상 혹을 처벌이 있었는지를 관찰하고 수행된다고 말합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스키너_상자 


스키너는 유아의 주변사람인 부모, 형제, 자매, 또래 등이 유아의 놀이에 주는 영향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유아가 행동의 결과를 보고 습득하도록 하고 동시에 유아의 행위에 대한 후속사건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놀이행위는 유아가 처한 물리적, 인적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나타나며 특히 그 행동이 유쾌한 결과를 가져올 수록 반복될 경향도 증가하게 됩니다.
 

Alvert Bandura (1925 - 2021, 캐나다계 미국인 심리학자)


반두라(Alvert Bandura, 1977) 역시 행동주의의 기본 원칙을 적용하면서, 덧붙여 인간의 학습에 있어서 관찰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은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사람의 행동과 그 행동에 따른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보상받는 행위는 학습하고 벌을 받는 행동을 학습하지 않습니다.


출처: https://www.simplypsychology.org/bobo-doll.html

반두라의 보보인형실험,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따라하는 모습을 통해 모방을 통한 관찰학습을 보여주었다. 


관찰을 통해서 특정행동을 습득하는 것을 모방(modeling)이라고 합니다. 모방학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원칙이 요구됩니다. 


  1. 바람직한 행동은 가능한 여러 사람이 여러 번 시범을 보입니다. 

  2. 모방의 내용은 쉽고 간단한 것에서 시작하여 점차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옮겨갑니다.

  3. 각 단계에서 말로써 설명해 주거나 지도해 줍니다. 

  4. 가르치는 내용에 따라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5. 각 단계마다 잘하면 칭찬을 해줍니다. 


3. 상위 인지적 접근


1) 상위의사소통 이론

Gregory Bateson (1904 - 1980)


베이트슨 (Bateson, 1973)은 놀이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다양한 수준에 주목했습니다. 놀이에서 유아의 행동은 실제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의미하는 행동과 다른면이 많기 때문에 먼저 놀이의 틀이나 맥락을 설정해야 합니다. 놀이에서 틀이나 맥락이란, 무엇이 놀이이고 놀이가 아닌지 혹은 놀이세계인지 실제 세계인지 사이의 경계에 대한 놀이 참여 구성원 간의 암묵적인 동의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놀이의 틀 안에서 “어서오세요, 어떤 음식을 해드릴까요?”와 같은 의사소통을 하면서 놀이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틀을 마련하고 놀이를 성공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놀이의 틀 밖에서 이루어지는 상위 의사소통(metacommunication)이 중요합니다. “이 곳은 음식점이라고 하자. 너는 손님이고 나는 요리사야” 와 같이 놀이진행에 필요한 놀이의 틀이나 배경설명을 함으로서 놀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놀이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역할을 맞추는 능력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다양한 수준의 이해능력이 생깁니다.
 

가비 (Garvey, 1977)는 베이트슨의 이론을 이어받아서, 놀이가 가상의 역할과 실제를 오고가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놀이 상황을 설정하고, 놀이를 유지하거나 종료하고, 놀이에 재참여 하는 등에서 유아가 사용하는 메세지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놀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놀이의 틀 밖에서 이루어지는 상위 의사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놀이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놀이 틀’을 깨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세계의 실체로 돌아와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집니다. 가비는 놀이의 규칙을 재설정하고 갈등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놀이의 틀 밖에서 상위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2) 각본이론


각본이론은 놀이에서 개인의 경험에 대한 지식이 나타난다는 이론입니다. 각본은 기억에 의해 활성화 되는 지식의 구조(Johnson. Christie, & Yawkey, 1999)를 말합니다. 유아는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 사건을 조직하고 구성하며, 경험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놀이 내용으로 표현합니다. 

각본으로서의 극화나 상징 놀이에서 유아의 행동에 나타나는 이야기 구조의 수준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유아의 인지 및 언어발달의 지표를 알아낼 수 있고, 유아의성격이나 자아 개념 판단과 지적, 언어적 성숙의 정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울프와 그롤만만은 이야기구조를 만들어내는 수준을 세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합니다.
 

울프와 그롤만 Wolf&Goldman

울프와 그롤만에 따르면 놀이는 도식수준, 사건수준, 에피소드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도식수준은 한가지 사건에 관련되는 단순한 표현입니다. 예를 들면 침대에 인형 눕히기, 컵에 물 따르기 등이 있습니다. 사건수준은 한가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2-3가지 도식수준의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인형을 씻기고 침대에 눕히는 행위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피소드 수준은 한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두개 이상의 사건의 수행을 말합니다.
 

     

이야기구조 도식 수준(scheme level)


3) 수행 이론

Brian Sutton Smith (1924 –2015)


셔튼-스미스 Sutton-Smith(1979)의 수행이론에서는 놀이를 공연에 비유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혼자 놀이를 할 때에도 공동놀이자 혹은 가상적 청중을 상상하며 놀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놀이는 4가지 유형인 놀이자나 공동놀이자, 감독자, 연출자, 청중이라는 의사 소통자가 하는 대화가 있는 공연이며 아이는 역할을 바꿔가며 4자 대화를 합니다. 이렇게 놀이는 다차원 요소를 가진 무대화된 사건으로서, 실제 혹은 가상 청중을 위하여 놀이자가 가상 세계 속에서 상호작용 하는 것입니다. 


4) 변형이론

스밀란스키 (Smilansky, 1968)는 놀이의 상징적이고 변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유아의 놀이수준 발달과 놀이의 변형적 측면의 관계성에 집중하여 연구했습니다. 놀이는 매일의 일상에서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다양한 지식과 의미가 수정되어 나타나는 포괄적이면서 함축적인 표현입니다. 처음에는 구체적인 경험이 놀이를 통해서 추상적이고 상상적인 표현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Facilitating Play, Book by Smilansky, Sara, Shefatya, Leah, 1990


놀이의 변형적 측면으로는, 실제 자기를 다른 사람처럼 가작화하기, 다른 사람을 실제 사람과 다르게 가작화하기, 어떤 사물의 실제 표상과 다르게 사물을 가작화하기, 어떤 상황을 실제 상황과 다르게 가작화하기 등이 있습니다. 사물의 가작화를 예를 들면, 요리를 하는 놀이에서 빵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이용하다가 이후에는 나무블럭을 빵이라고 가정하고 요리놀이를 진행합니다. 놀이의 내용또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건들에 비슷한 놀이를 하다가, 점점 상상적이고 일상과는 다른 주제와 내용으로 발전됩니다. 


                                                            유아의 변형 수준


본 글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아카이빙 큐레이터 활동을 통해 작성된 글입니다.

[원문 링크] : https://www.snpo.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74154&sfl=mb_id&stx=walldaa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