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에 갇히지 않는 월담
6월부터 8월까지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의 놀잇감은 '월담'(벽을 넘는 움직임) 이었습니다. 놀이클럽에서 나누는 ‘뉴-파쿠르’는 다양한 몸들을 고려하지 못한 기존 파쿠르의 위험하고 화려한 움직임만을 추앙하고 재생산하는 코칭법과, 수행할 수 있는 기술과 기능에 따라 몸들의 우열과 위계가 형성되는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디벨롭 되었어요.
뉴-파쿠르는 내 몸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에 초점을 둔 새로운 파쿠르, 나 아닌 외부 환경(벽, 바닥, 타인의 손길 등)에 몸을 맡겨보고 그 신뢰로부터 놀라운 지지를 받아 힘차게, 따뜻하게 움직이는 파쿠르를 함께 즐기고 싶어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잘 움직이는' 것은 몸을 살리는 것, 심지어 몸이 자유로운 것과는 별개이기에. 다시 아이로 돌아간 듯 자유롭게 뛰고, 넘고, 기고, 굴러보면서, 새롭게 몸을 깨우고, 내가 알지 못 햇던 즐거움을 발견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제안했습니다.
화단에서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파트너의 지지를 받으며 낮은 화단과 높은 화단 중 원하는 곳에 올라가 균형을 잡았어요. 부들부들 떨리는 발바닥, 힘을 주어 나를 지탱해주는 발가락, 요동치는 온 몸, 든든히 내어주는 파트너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몸을 깨워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작은 공이 추가해서 새로운 도전과 놀이들을 펼쳐졌습니다. 균형을 잡으며 동시에 작은 공을 주고 받고, 공을 피하거나 적극적으로 잡아보기도 하고… 내 몸의 감각을 잊게 되면 몸이 더욱 흔들리며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니 몸을 잊지 않으면서도 공을 다룰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균형을 잡으면서도 바닥에 많이 떨어져 보는 것이었습니다. 공을 주고 받으면서는 잡는 것에 급급해 하지 않고 마음껏 공을 놓쳐보면서 균형을 잡는 감각과 묘미, 공과 호흡을 맞추는 재미들을 깨워보았어요.
상상력과 놀이성이 폭발하는 장!
다 함께 월담이들이 만든 구조물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먼저, 처음 만나는 구조물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구조물에 매달리기도 하고, 올라가보기도 하고, 질감도 느껴보고, 발로도 만나보고.. 구조물에 나의 무게를 맡기고, 마음껏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믿음을 쌓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서서히 구조물과 친해지고, 모두가 나무 위의 원숭이처럼 구조물에 매달리게 되자 자연스레 새로운 놀이가 시작되었어요.
구조물에 매달린 채로 짐볼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상대에게 패스해보기도 하는 움직임을 보고 누군가가 놀이를 제안했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상태로 구조물 위에서 짐볼을 패스하며 상대편 진영으로 넘기는 배구와 비슷하지만 발로 하는 놀이였습니다. 우리 팀 안에서 가능한 패스의 횟수는 최대 2번. 마치 나무 위에서 배구와 족구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구조물에 올라가 있으니 손 뿐만 아니라 발과 가슴, 골반, 배, 머리 등 몸의 모든 부분을 활용해서 서로에게 공을 패스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짐볼을 열심히 막아내는 서로를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이 났어요.
구조물을 활용해서 노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자 또 다른 놀이들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구조물 위로만 다닐 수 있는 ‘얼음땡’을 하면 재밌겠다는 의견이 나와 함께 규칙을 정했어요. 얼음 상태인 사람들끼리 부딪혀서 살아날 수 있는 ‘쨍그랑’이 가능하고, 술래에게 잡힌 사람은 바닥에서 굴러다니며 얼음 상태인 사람을 땡 해줄 수 있는 역할도 만들었습니다. 쫄깃 쫄깃, 구조물 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정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사람들의 얼굴에 개구진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는게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신나게 얼음땡을 몇 판 진행하고,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이야기하던 와중, 누군가가 구조물 위에서 펼쳐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제안했습니다. “오-오-!” 순간 모두의 눈이 빛나며 빠른 속도로 또 다시 모두가 재미있고, 내가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규칙을 정했어요. 시작 라인은 어디인지, 술래의 자리는 어디인지 의견을 맞추었습니다. 마지막에 술래를 터치 했을 때 라인 주변이 붐빌테니 안전하게 들어오는 연습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안전하게 구조물을 통과하는 실험들도 해보았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는 놀이의 정점을 찍듯, 아주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습니다. 집요한 술래가 되어보기도 하고, 구조물 위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기도 하고.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아쉬운 규칙을 보완해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돌아보니 ‘내가 어떻게 보일지’ 매 순간 검열하고 또 검열하는 것도 잊을 정도로 놀이에 100%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더라고요. 불편함 없이 즐겁게 함께 놀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난 것이 무엇보다 가장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오랜만에 여기저기 자극 된 몸을 마사지 해주는 시간을 가졌어요. 파트너의 두개골 라인을 따라 목, 척추, 천골, 골반, 허벅지, 종아리, 발 까지 조물 조물 만져주고 두드려주며 몸을 편안히 풀어주었습니다. 놀이의 열기와 생기, 파트너의 정성이 담긴 손길이 몸에서 한데 어우러지며 편안히 놓아지는 느낌, 일상에서 그토록 원하던 ‘잘 쉬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따뜻한 접촉을 마지막으로 6월 놀이클럽을 닫아주었습니다.
지금 내 몸 그대로 갈 수 있는 곳. 함께 만나 움직이며 활력을 만드는 곳. 즐겁고 안전한 놀이 문화를 만드는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은 7월에도 계속 됩니다 :)
기술에 갇히지 않는 월담
6월부터 8월까지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의 놀잇감은 '월담'(벽을 넘는 움직임) 이었습니다. 놀이클럽에서 나누는 ‘뉴-파쿠르’는 다양한 몸들을 고려하지 못한 기존 파쿠르의 위험하고 화려한 움직임만을 추앙하고 재생산하는 코칭법과, 수행할 수 있는 기술과 기능에 따라 몸들의 우열과 위계가 형성되는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디벨롭 되었어요.
뉴-파쿠르는 내 몸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에 초점을 둔 새로운 파쿠르, 나 아닌 외부 환경(벽, 바닥, 타인의 손길 등)에 몸을 맡겨보고 그 신뢰로부터 놀라운 지지를 받아 힘차게, 따뜻하게 움직이는 파쿠르를 함께 즐기고 싶어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잘 움직이는' 것은 몸을 살리는 것, 심지어 몸이 자유로운 것과는 별개이기에. 다시 아이로 돌아간 듯 자유롭게 뛰고, 넘고, 기고, 굴러보면서, 새롭게 몸을 깨우고, 내가 알지 못 햇던 즐거움을 발견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제안했습니다.
화단에서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파트너의 지지를 받으며 낮은 화단과 높은 화단 중 원하는 곳에 올라가 균형을 잡았어요. 부들부들 떨리는 발바닥, 힘을 주어 나를 지탱해주는 발가락, 요동치는 온 몸, 든든히 내어주는 파트너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몸을 깨워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작은 공이 추가해서 새로운 도전과 놀이들을 펼쳐졌습니다. 균형을 잡으며 동시에 작은 공을 주고 받고, 공을 피하거나 적극적으로 잡아보기도 하고… 내 몸의 감각을 잊게 되면 몸이 더욱 흔들리며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니 몸을 잊지 않으면서도 공을 다룰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균형을 잡으면서도 바닥에 많이 떨어져 보는 것이었습니다. 공을 주고 받으면서는 잡는 것에 급급해 하지 않고 마음껏 공을 놓쳐보면서 균형을 잡는 감각과 묘미, 공과 호흡을 맞추는 재미들을 깨워보았어요.
상상력과 놀이성이 폭발하는 장!
다 함께 월담이들이 만든 구조물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먼저, 처음 만나는 구조물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구조물에 매달리기도 하고, 올라가보기도 하고, 질감도 느껴보고, 발로도 만나보고.. 구조물에 나의 무게를 맡기고, 마음껏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믿음을 쌓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서서히 구조물과 친해지고, 모두가 나무 위의 원숭이처럼 구조물에 매달리게 되자 자연스레 새로운 놀이가 시작되었어요.
구조물에 매달린 채로 짐볼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상대에게 패스해보기도 하는 움직임을 보고 누군가가 놀이를 제안했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상태로 구조물 위에서 짐볼을 패스하며 상대편 진영으로 넘기는 배구와 비슷하지만 발로 하는 놀이였습니다. 우리 팀 안에서 가능한 패스의 횟수는 최대 2번. 마치 나무 위에서 배구와 족구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구조물에 올라가 있으니 손 뿐만 아니라 발과 가슴, 골반, 배, 머리 등 몸의 모든 부분을 활용해서 서로에게 공을 패스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짐볼을 열심히 막아내는 서로를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이 났어요.
구조물을 활용해서 노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자 또 다른 놀이들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구조물 위로만 다닐 수 있는 ‘얼음땡’을 하면 재밌겠다는 의견이 나와 함께 규칙을 정했어요. 얼음 상태인 사람들끼리 부딪혀서 살아날 수 있는 ‘쨍그랑’이 가능하고, 술래에게 잡힌 사람은 바닥에서 굴러다니며 얼음 상태인 사람을 땡 해줄 수 있는 역할도 만들었습니다. 쫄깃 쫄깃, 구조물 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정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사람들의 얼굴에 개구진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는게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신나게 얼음땡을 몇 판 진행하고,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이야기하던 와중, 누군가가 구조물 위에서 펼쳐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제안했습니다. “오-오-!” 순간 모두의 눈이 빛나며 빠른 속도로 또 다시 모두가 재미있고, 내가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규칙을 정했어요. 시작 라인은 어디인지, 술래의 자리는 어디인지 의견을 맞추었습니다. 마지막에 술래를 터치 했을 때 라인 주변이 붐빌테니 안전하게 들어오는 연습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안전하게 구조물을 통과하는 실험들도 해보았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는 놀이의 정점을 찍듯, 아주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습니다. 집요한 술래가 되어보기도 하고, 구조물 위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기도 하고.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아쉬운 규칙을 보완해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돌아보니 ‘내가 어떻게 보일지’ 매 순간 검열하고 또 검열하는 것도 잊을 정도로 놀이에 100%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더라고요. 불편함 없이 즐겁게 함께 놀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난 것이 무엇보다 가장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오랜만에 여기저기 자극 된 몸을 마사지 해주는 시간을 가졌어요. 파트너의 두개골 라인을 따라 목, 척추, 천골, 골반, 허벅지, 종아리, 발 까지 조물 조물 만져주고 두드려주며 몸을 편안히 풀어주었습니다. 놀이의 열기와 생기, 파트너의 정성이 담긴 손길이 몸에서 한데 어우러지며 편안히 놓아지는 느낌, 일상에서 그토록 원하던 ‘잘 쉬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따뜻한 접촉을 마지막으로 6월 놀이클럽을 닫아주었습니다.
지금 내 몸 그대로 갈 수 있는 곳. 함께 만나 움직이며 활력을 만드는 곳. 즐겁고 안전한 놀이 문화를 만드는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은 7월에도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