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물
김윤일
시
1호, 2025
2025년 8월 28일
첫번 째 물이 일렁인다
나는 축축한 것이 못미더워
살갗이 너무 연해지는게 끔찍하거든
두번 째 물에 서서히 잠긴다
어디까지 침잠할 수 있을까
이 곳에도 산소는 존재할까
세번 째 물이 출렁인다
단단한 땅에 익숙해진 몸은
이곳이 어디인지 혼란스러워 헛구역질을 한다
네번 째 물이 몰아친다
물살을 대강 파악하고 있다 여긴 순간
머리채 잡힌채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다섯 번째 물이 내린다
푸릇한 생명의 잎새에 맺히고
부드럽고 짙는 흙내음에 한숨 돌린다
여섯 번째 물이 증발하고야 만다
내내 흐르고 싶었으나
네 곁은 지나치게 뜨거웠어
일곱 번째 물이 고인다
사라지고 싶지 않다
더러운 나를 모아 불투명해진다
마지막
여덟 번째 물이 똑, 똑 떨어진다
깊게 패인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온 신경이 한 점으로 고인다
상처에 고인 물은 퍼져
바다가 된다
김윤일
윤일은 현재 집이 없다.
집이 없는 윤일도 사주에 물이 많은 편인데
무려 사주팔자 전부가 물인 소영을 만나
나의 삶과 맞닿은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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