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방스포츠 : 예술, 과학, 운동의 경계에서 만나는 날 것의 몸
프로듀서 문현정
연구 및 연출 김윤일, 조수민
플레이어 / 퍼포머 변화의월담 (김윤일, 문현정, 조수민)
소품 디자인 변화의월담, 져스트프로젝트
촬영 작가 박혜정
기획 의도
무겁고 경직된 머리를 잠시 내려놓고, 몸으로 놀며 실험하는 시간입니다. 머리가 통제하고 명령하는 세계의 한계로 달려가, 머리는 아직 모르는 몸의 감각, 지능이 리드하는 소통의 세계를 열어봅니다.
‘나’인 것과 아닌 것의 경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경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 익숙한 경험과 관계의 지평을 질문하고 뒤흔드는 놀이, 움직임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놀이는그간 탐색하지 못했던 가능성들을 저위험 환경에서 실험하는 행위이자, 현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우리의 신경계를 새롭게 짜는 행위입니다.
과학에서 말하는 ‘신경가소성’은 나 자신을 규정하는 서사이자 삶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고, 죽을 때까지 구현할 수 있습니다. 놀이하길 시작한다면, 멈추지 않는다면요. 경계들이 춤추는 시간, 시공간이 움직이고, 세포들이 꿈틀거리고, 새로운 관계들이 펼쳐지는 놀이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서울변방연극제와의 만남
축제를 찾고 객석에서 사유하는 관객의 몸을 생각해봅니다. 머리와 마음으로 확장되는 의식과 보이지 않는 경계들, 새롭게 인지하는 세계를 ‘몸’으로 만나보면 어떨까요? 취약함과 아픔을 나누는 관계를 서로 돌보는 시간, 내 삶과 우리를 둘러싼 사회를 살리는 놀이들을 변방연극제의 관객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신발 대신 양말, 때묻고 흠뻑 젖어도 괜찮은 옷이면 충분해요. 움직이기 싫어하는 관객들을 더욱 기다리는 프로그램, 변화의월담 ‘변방스포츠’를 찾아주세요!
참여관객 기록
“놀이는 돌봄의 최고 양식이다. 놀이가 없는 돌봄은 서로 괴로워지는 노동이 되고 만다.
우리 사회의 돌봄자·양육자에게 놀이할 수 있는 환경·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21세기 복지의 과제다."
··· ‘변화의월담’ 팀에서 준비한 <변방스포츠>는 노들섬 광장에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몸을 움직여 보고, 또 공을 가지고 놀이를 해보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앞서 본 다른 작업들처럼 <변방스포츠> 또한 나에게 낯선 것을 대면하는 것에 대한 긴장감을 강하게 자아냈는데, 이번엔 그 낯선 것이 다름 아닌 내 자신의 몸,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 몸과 소통하는 타인의 몸이었다. 예매 취소를 고민을 할 정도로 아마도 티는 안 났겠지만, 노들섬으로 향하는 동안 긴장과 불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은 이내 사라졌다.


··· 나는 늘 내가 내 몸을 버거워하고, 또 내 몸이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인 무언가를 줄 것이라는 고정된 인식이 있었는데, 프로그램을 따라가며 서서히 그 인식이 바뀌어 나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잘 뛰고, 잘 점프하고, 수그리고 펼칠 수 있었다. 또 사람들과도 서로를 해치지 않고, 몸을 부딪치고 공을 주고받으며 움직일 수 있었다.
몸을 통해 촉발되는, 다른 나와 다른 관계에 대한 상상. 평소에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 몸 안의 경계, 다른 몸과의 경계는 언제 어디서부터 구획된 것일까. 조금씩 더, 조금씩 더 세게 높이 힘차게 몸과 공을 움직여 보며 이런 생각들을 했다.
다른 사람과 부딪치기에 광장은 넓었고, 내가 바닥에 세게 농구공을 꽂으며 걱정하는 것보다 하늘은 더 높았다.






<변방스포츠>의 백미는 변칙 피구였다. 피구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모인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싫어한다고 답했다. 나도 싫어하는 쪽으로 손을 들며, 유년 시절 늘 재미없고 불편했던 체육 시간의 피구를 떠올렸다. 맞으면 아프고, 던지면 또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체육. 누군가를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수행되는 몸 쓰기.
하지만 <변방스포츠>의 변칙 피구는 그러한 피구의 구조, 룰 자체를 고쳐버린다. 맞아도 다치지 않는 스펀지 공을 던지고, 그 공을 막아낼 수 있는 더 단단한 공을 사람들에게 준다. 공에 맞은 사람은 죽지 않고 다른 사람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며, 머리 아래를 맞추는 것만이 정당한 던지기로 인정된다. 변칙 피구에 따르면 룰, 구조는 불변의 것이 아니라 수정될 수 있고, 전복될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정해진 룰 안에서 모였던 어린이와 어른, 큰 사람과 작은 사람들은 뒤섞여 해가 질 때까지, 땀을 흘리며 놀았다. 나는 도대체 얼마 만에 사람들과 힘껏 몸을 쓰며 놀았을까.



피구가 끝나고, 가로등 밑에 사람들이 모여 각자 적은 오늘의 놀이에 대한 문장을 나누어 읽고 헤어졌다.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어두워져서야 헤어졌던, 오랜 기억이 떠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의 경험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모험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난주에는 떠오르지 않았던 단어였다. 앞선 극장 밖 변방작업들이 낯선 사람 혹은 존재와 대면했던 경험을 주었다면, 오늘의 <변방스포츠>에선 내가 더적극적으로 그 낯선 경계 안으로, 혹은 바깥으로, 넘어가는, 혹은 경계를 흐려보는 어떤 모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와도 떠나는, 준비물이 필요한, 어떤 모험으로서의 축제.


공연 정보 더보기 : https://smtf.cafe24.com/?page_id=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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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tudio H> 박혜정
변방스포츠 : 예술, 과학, 운동의 경계에서 만나는 날 것의 몸
프로듀서 문현정
연구 및 연출 김윤일, 조수민
플레이어 / 퍼포머 변화의월담 (김윤일, 문현정, 조수민)
소품 디자인 변화의월담, 져스트프로젝트
촬영 작가 박혜정
기획 의도
무겁고 경직된 머리를 잠시 내려놓고, 몸으로 놀며 실험하는 시간입니다. 머리가 통제하고 명령하는 세계의 한계로 달려가, 머리는 아직 모르는 몸의 감각, 지능이 리드하는 소통의 세계를 열어봅니다.
‘나’인 것과 아닌 것의 경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경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 익숙한 경험과 관계의 지평을 질문하고 뒤흔드는 놀이, 움직임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놀이는그간 탐색하지 못했던 가능성들을 저위험 환경에서 실험하는 행위이자, 현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우리의 신경계를 새롭게 짜는 행위입니다.
과학에서 말하는 ‘신경가소성’은 나 자신을 규정하는 서사이자 삶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고, 죽을 때까지 구현할 수 있습니다. 놀이하길 시작한다면, 멈추지 않는다면요. 경계들이 춤추는 시간, 시공간이 움직이고, 세포들이 꿈틀거리고, 새로운 관계들이 펼쳐지는 놀이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서울변방연극제와의 만남
축제를 찾고 객석에서 사유하는 관객의 몸을 생각해봅니다. 머리와 마음으로 확장되는 의식과 보이지 않는 경계들, 새롭게 인지하는 세계를 ‘몸’으로 만나보면 어떨까요? 취약함과 아픔을 나누는 관계를 서로 돌보는 시간, 내 삶과 우리를 둘러싼 사회를 살리는 놀이들을 변방연극제의 관객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신발 대신 양말, 때묻고 흠뻑 젖어도 괜찮은 옷이면 충분해요. 움직이기 싫어하는 관객들을 더욱 기다리는 프로그램, 변화의월담 ‘변방스포츠’를 찾아주세요!
참여관객 기록
“놀이는 돌봄의 최고 양식이다. 놀이가 없는 돌봄은 서로 괴로워지는 노동이 되고 만다.
우리 사회의 돌봄자·양육자에게 놀이할 수 있는 환경·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21세기 복지의 과제다."
공연 정보 더보기 : https://smtf.cafe24.com/?page_id=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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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tudio H> 박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