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체육] 울산성평등교육연구회 세미나

자신의 삶과 몸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수업을 꾸리고 싶다

울산의 성평등교육연구회가 울산마을공동체교육거점센터에서 교원 및 교육전문직원 13명을 대상으로 '몸으로 디자인하는 성평등'을 주제로 변화의월담과 함께 수업공감 콘서트를 개최했습니다. 월담은 본 연수에서 울산의 교사들이 젠더, 나이와 같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몸에 관해 이야기하는 경험을 하며 공간과 사람이 관계 맺으며 일상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지니고 돌봄, 존중, 소통과 같은 가치들을 체화하는 장을 꾸렸습니다.


협업처 : 울산 성평등교육연구회

교육일 : 2021. 06.05

회   차 : 3시간 1회차


Background

현장에서 체육교육은 체력을 기르거나 몸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에 치중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반의 여학생들과 신체활동을 자연스럽게,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고민을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몸을 활용하는 배움이 고통을 참거나 경쟁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몸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까지 확장할 수 있는 교수, 학습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장을 꾸려보았습니다. 


Keyword

놀이, 도전, 돌봄


Curriculum

3시간동안 몸의 경직을 풀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몸을 돌보는 습관을 익히며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대한 맥락을 탐색하는 흐름이었습니다.



체육시간에 수도없이 접하던 공과의 첫만남은 안고, 구르며, 몸 구석구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공마사지' 였습니다. 구기 종목으로 만나면 두렵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공을 부드럽게, 반대로 경직된 몸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공과의 관계의 전환을 만들어내는 시작이었습니다.



공과의 부드럽고 단단한 접촉에 이어 함께하는 동료와 공으로 하는 뜨겁고 진한 '공 레슬링'이 이어졌습니다. 팔과 몸을 쓰지 않고 두 손바닥으로 잡은 공을 빼는 쉬운 방식 같지만 레슬링과 거친신체놀이를 넘나드는 활동입니다. 처음에는 슉 뺏기던 참가자들도 여러번 시도하며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고, 다른 몸을 만나면 또 다른 전략을 고민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몸을 쓰는 것이 참 어색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쓰던 근육이나 관절이 아닌 새로운 곳을 탐험하니 이 녀석들도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랑 같이 해 보아도 좋겠다.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접촉하며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는 것도 참 중요하구나. 정신과 마음에 에너지가 채워진 느낌. 몸을 쓰는 범위가 늘어날수록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게 신기하다.

타인의 신체와 접촉하는 경험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불편하게 느껴졌었는데,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한 지시를 통해 만나는 타인의 신체가 불쾌하지만은 않았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지만 얼마나 특정 신체만을 사용해 왔는지 깨닫게 되어 생소한 감각이 반가웠다.

- 참가자 후기 중



강렬한 접촉으로 지친 숨을 고를 겸, 이후 발을 유연하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장을 준비할 겸, 바닥에 온 발의 표면을 느끼며 접촉하고 걷는 감각을 느낄겸 발을 늘려주고 꼭꼭 눌러주고 돌려주는 발맛사지를 했습니다.


우리 몸의 구석구석까지 만져주고 활동하면서 그동안 나의 몸을 소중히하지 않았구나… 하는 반성이 듭니다. 초록이 짙은 주위의 아름다운 환경과 함께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만난 여러 선생님들과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조심하며 만져주고 짜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위로와 사랑을 느껴서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가집니다.

- 참가자 후기




놀이공을 활용해 기존 공과 다른 방식으로 만나 움직이는 활동을 했습니다. 고무줄 놀이 하듯, 동그랗게 돌아가는 공이 만드는 빈 공간을 따라 발을 짚기도 하고 파트너의 몸을 탭하는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했던 공놀이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의 몸도 살피고, 언어가 아닌 몸으로 상대방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평소 내 몸을 돌보지 않고 남용하다 아파야지 돌아봐주는 내 자신에 관해 반성해본다. 정서적으로 우울할 때도 결국 답은 몸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내 발과 팔, 어깨, 골반에 감사함을 가져야겠다. 

- 참가자 후기



이번에는 조금 더 넓은, 초록의 공간에서 자리를 잡고 공을 있는 힘껏 던져보았습니다. 정확하게 던지고, 정확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진 않아요. 동료의 옆으로 날아가면 그 것도 또다른 도전이 되어 자신의 몸에 대해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위로도 낮게도 좌우로 던지며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의하며 실험해보기도 합니다.


내 몸에 관절이 이렇게 많았구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으로 에너지를 얻거나 새로 만들어내거나 하며 기분이 떠오를 수 있구나를 알게됨.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기가 빠지는, 빼앗기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경직되어 근육이 뻣뻣하게 굳기도 하는데, 이렇게 움직이니 선생님 말씀대로 에너지가 흐르고 순환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 참가자 후기



주변의 구조물에 올라가 균형을 잡으며 공을 주고받으면 완전히 다른 활동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축구 골대, 벤치, 의자, 놀이터의 타이어, 시소 등 상상력을 발휘해서 지금 있는 곳이 어디든 실험의 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몸을 움직이지 않는 방식과 역동적인 움직임들이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성인 이후, 코로나 이후 타인과의 접촉이 많지 않은 세상에서 사는데, 친밀하지 않으나 안전한 여러 타인들과 몸의 움직임을 함께하여 좋았다. 우리반 학생들과 이런 활동들을 해보고싶다. 초딩 이후로 뛰어논 적이 몇 번 없는데 가끔씩 이런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 참가자 후기 중



들어와서는 마지막으로 몸과 몸으로 상호작용하는 바디-바디 활동들을 했습니다. 일정 거리를 두고 어깨와 골반을 탭하는 활동은 2D로만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깨고 360도로 몸을 돌리는 방법을 실험해보았습니다.


39년동안 ‘몸치' ‘몸쓸 몸'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늘 잘 따라간 것 같아서 너무 즐겁고 새로웠어요. 뭔가 완성형으로 잘하지 않아도 몸을 쓰는것 만으로 기분이 즐거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운동' ‘체육' 이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왜 다들 이걸 좋아하고 기꺼이 땀을 흘리는지 조금 알게된것 같아요.

- 참가자 후기 중



활동이 끝나고 서로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고 맛사지해주며 오늘 워크샵을 통해 몸으로 나, 타인, 공간과 맺는 관계에 대해 새롭게 느끼거나 발견한 점 / 몸-움직임, 놀이, 돌봄 등 앞으로 더 탐구하고 싶은 질문, 과제에 대해 나누고 공동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인이 나의 몸을 마사지 해줄 때 가장 좋았다. 원래 마사지 받는걸 좋아하지만, 혼자서도 마사지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해줄 때 더 좋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구나 새삼스럽게 느꼈다. 마사지 뿐만 아니라 자꾸 다른 사람과 손잡고 접촉하면서 경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타인에게 나의 경계를, 내 곁을 내준것이 오랜만이었다.

- 참가자 후기 중



처음만난 타인이 함께 놀이하는 동료가 되고, 여기저기 만져주고 흔들며 돌봐주는 이가 되는 경험이 다정했다. 나도, 여기서 만난 모든이의 일상에서 오늘과 같은 작고 큰 놀이와 상호돌봄이 더 많아지길 바라게 된다. 공이 나를 맞추거나 나의 실력을 드러내줘서 긴장하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여기저기 아픈 곳을 살펴주고 누군가의 몸을 만나며 배울 수 있게 해주는 ‘다리'가 되어줬다는게 새로웠다.

- 참가자 후기 중


Story

"몸이 액체로 이루어져있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 새롭게 다가왔다. 공으로 온몸을 느끼면서, 사실 내가 몸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린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중간에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럴 때 파트너가 된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도 느껴지고, 몸이 마음같지않아 속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뿌듯했다. 안전한 공간에서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했다. 공던지고 받기를 하면서 내가 공에 대해 가지고있는 두려움, 열등감 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유정샘이 격려해주며 공을 주고받으면서 점차 잘 던지고 받게 되었을 때 내 몸이지만 신기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