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벗] 우리 모두는 어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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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른이 된 모든 아이들에게 움직임이 이런 놀이의 관점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처음부터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세상에 나와 몸이 내 것인지도 모르던 시절을 지나 아이들은 뒤집고, 엎드려 기고, 걸음마를 시작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자신을 사랑해 주고 보호해 주는 존재에게 다가가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찬 세상을 온몸으로 탐색한다. 애착을 가진 존재에게 가닿으며 필요한 것을 찾는다. 관계 맺고자 하는 욕구,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따라 몸이 동하는 경험. 그런 움직임의 기억이 모두의 몸에 새겨져 있다.

그런데 크면서 움직임과 점점 거리가 생긴다. 근육질의 멋진 몸, 스포츠를 잘하는 강한 몸을 기준으로 몸의 가치를 판단받는 경험이 쌓이기 때문이다. 움직임은 그렇게 점점 몸을 ‘잘 쓰는’ 특정 사람들의 영역이 된다. 세수한 듯 얼굴에 땀이 흐를 정도로 뛰어다니곤 하던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넘어갈 때쯤부터 철봉에 매달릴 때 보이는 뱃살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자신의 속도대로 두려움을 탐색하고 상대를 세심하게 살피던 남자아이는 ‘넌 남자애가 그것도 못 하냐?’라며 비웃는 말에 발끈하며 스포츠를 멀리하게 됐다.

김윤일,  <몸과 놀이로 만나는 어린이의 세계> 중